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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앨범 4집 ‘오빠야’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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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장윤정이 ‘짠짜라’로 ‘어머나’의 뒤를 이어 트로트계를 거의 ‘접수’하고 있을 때, 다른 주자들은 이 위세에 눌려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그때 조금씩 반격을 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박주희(36·사진)다. ‘자기야 사랑인 걸 정말 몰랐니∼/자기야 행복인 걸 이젠 알겠니∼’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오는 명징한 멜로디를 자랑하는 노래 ‘자기야’의 주인공인 그는 그해 트로트 전문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중장년층에서 인기 스타로 금세 떠올랐다.


그의 데뷔곡은 원래 트로트가 아니었다. 167㎝에 48㎏의 빼어난 몸매를 앞세워 댄스와 발라드를 연습하고 있던 차에, 같은 소속사에서 준비 중이던 트로트 가수의 작업이 무산되자 그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오디션을 본 설운도가 “너에게서 리듬앤드블루스(R&B) 필이 난다”며 “하지만 어차피 R&B나 트로트나 꺾는 게 거기서 거기”라며 ‘합격점’을 줬다. 그렇게 그는 설운도가 작곡한 세미 트로트 ‘럭키’로 2001년 데뷔했다.


한 번은 어느 무대에서 ‘럭키’를 부르며 춤을 현란하게 추는 그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본 태진아가 그를 사무실로 불렀다. 태진아가 직접 쓴 ‘여보야’란 곡이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시집을 가지 않은 처녀가 부르기엔 맞지 않아 아들 이루에게 다시 손질을 맡겨야 했다. 그렇게 재탄생한 곡이 ‘자기야’였다. 그때 이후 박주희의 인기는 치솟았다. 행사가 너무 많아 방송 스케줄을 못잡을 정도였다. 


“오전 9시에 보통 기공식 행사가 있고요. 11시쯤 어느 시·군 체육대회가 이어지죠. 낮(2∼5시)에는 기업 체육대회, 6∼7시엔 지역 농수산물 축제가 모여 있어요. 그리고 9시 이후엔 야간 업소에 출연해요. 보통 하루 2개 행사를 끝내면 하루가 다 가는 경우가 많아요.”


조선대 법대 출신답게 행사 스케줄을 설명하는 논리가 제법 구성지다. 데뷔곡 ‘럭키’는 안 꺾는 트로트여서 젊은 음악 감독들이 신선하게 눈여겨보고 방송에서 자주 틀었다고 한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를 하려면 전통 트로트를 알아야 했다. ‘목포의 눈물’도 몰랐던 그가 오기로 해야 했던 건 발성을 새로 고치고, 트로트 1000곡 같은 책을 사서 고시 공부하듯 외우는 일이었다. 그렇게 연습하고도 ‘목포의 눈물’ 첫 소절도 기억해내지 못했던 충격적인 경험에서 그는 트로트의 진가를 비로소 알게 됐다. 트로트는 머리로 외우는 학습이 아닌, 감성과 문화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본능의 체험이었던 것이다.


“처음엔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더라고요. 무대에 설 때마다 준비가 안 됐으니까요. 그래서 그때부터 트로트를 알고 계신 분들보다 더 많은 음악을 듣고 문화를 익히고, (가사의) 사연을 이해하고, 각종 창법을 연구했어요. 공연보다 연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죠. 지금요? 전통 트로트도 잘 부를 자신 있어요.”


하지만 트로트에 대한 그의 이해의 폭은 넓고 깊다. 꺾어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다양한 이해의 시작이었고, 그 작업은 지난 2집부터 한 곡씩 ‘전통 가요의 재해석’을 통해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가 최근 내놓은 4집에선 다양한 장르의 예상을 뒤엎는 표현력들이 더욱 깊숙이 배어있다. ‘자기야’의 뒤를 잇는 타이틀곡 ‘오빠야’를 제외하면 ‘이 음반이 트로트 음반인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장르와 창법이 팔색조 매력으로 넘친다. 대학 때 밴드 활동을 통해 다진 창작력으로 그가 직접 작사하고 작곡한 ‘사랑아’는 맑고 깨끗한 창법이 도드라지는 팝 발라드의 전형이다.


“어느 한 장르를 고집하는 게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똑같은 음악을 하면 금세 지루함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 음반에서도 수록곡마다 기타리스트들이 다르고, 전에 했던 구성과 거리를 두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싸이의 노래를 듣고 ‘여기서 이 드럼은 어떻게 썼을까’ 같은 호기심을 많이 가지면서 늘 변화를 꿈꾸죠.”


그의 진가는 음반에서보다 라이브 무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트로트 여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의 무대는 아이돌 그룹 못지않다. 한 번은 기업 행사에서 유명 가수들과 함께 출연했는데, 그의 개런티는 ‘최저’수준이었다. 하지만 그의 공연으로 체육관이 난리가 나자, 다음 주 기업 행사에서 그가 엔딩 무대를 장식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는 “연령층이 다양한 무대에서 트로트 음악은 공감과 소통 면에서 가장 빠른 메시지를 전파하는 강력한 무기”라며 “어떤 낯선 무대라도 몇 초 안에 꼿꼿한 관객의 태도를 흐트러지게 하는가가 늘 나에게는 숙제”라고 했다. 그 숙제를 마치기 위해 그는 다시 무대를 향해 총총걸음으로 내달렸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사진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1204010324300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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